더 많이, 더 선명하게「화소의 환상」박상훈 기자 (ZDNet Korea) 2003/10/20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있다면 ‘화소’라는 말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화소는 디지털카메라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됐다. 화소별 기능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와 같은 전문 커뮤니티를 찾아 게시판을 뒤적이는 것도 카메라를 구입하는 통과의례가 됐다. 그렇다면 디지털카메라 선택에 있어 화소란 과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일까? 화소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그 답을 좇아보자.
화소란 화상을 형성하는 최소 단위로 이미지를 이루는 네모 모양의 가장 작은 단위를 의미한다. 화소의 영문표기는 픽셀(pixel). 그 어원이 ‘그림(picture)의 원소(element)’라는 합성어임을 떠올리면 화소의 뜻을 유추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소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컴퓨터 모니터나 신문 등을 크게 확대해서 보는 것이다. 신문이 진한 정도가 다른 작은 점들을 무수히 찍어 이미지를 표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모니터에서도 이미지를 크게 확대해 보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네모 모양의 작은 점들로 그림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소 전문적인 개념인 화소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물론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 덕분이다. 화소수가 높은 디지털카메라일수록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화소가 디지털카메라의 선택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화소의 향상 속도도 눈부시다. 한때 훌륭한 디지털카메라로 각광받았던 100만화소급은 핸드폰 장착용으로 밀린 반면 디지털카메라의 사양은 어느덧 600만화소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화소수가 발전하면서 화소 개념에 대한 현실적인 느낌은 오히려 모호해 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PC 카메라나 핸드폰에 널리 장착된 30만 화소란 어느 정도일까? PC 모니터로 계산하면 640×480 모드 정도가 바로 30만화소급이다. 이 모니터에는 640×480 즉 30만 7200개의 픽셀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30만 화소급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적당한 크기의 모니터에서 640×480 모드로 보아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024×768 모드는 78만 6000화소 정도, 1280×1024 모드는 130만화소 정도가 된다.
흥미로운 것은 아날로그 필름은 화소가 얼마나 될까하는 호기심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퇴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아날로그 필름의 화소는 계산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필름과 디지털카메라의 화소를 단순 비교하는것은 무리가 있으나 필름의 입자는 0.002mm~0.0002mm 정도. 전문가들은 필름 종류에 따라 최소 2000만화소에서 4000만화소 정도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패션지 등 일부 부문에서 여전히 아날로그 사진기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사체의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내지 못한다는 전통적인 사진작가들의 고정관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지만, 기술적으로도 디지털카메라는 아직 아날로그카메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평가는 단순하게 이런 화소수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삶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편의성이야말로 젊은 세대가 디지털카메라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찍습니다, 김치~’하고 담아냈던 고전적인 포즈들은 이제 접사로 촬영한 먹음직스러운 떡볶기, 순간 포착한 졸고 있는 고양이, 컵을 떨어뜨리는 찰라 친구의 당혹스러운 표정들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장식하며 새로운 디지털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다시 처음의 물음이다. 이러한 일상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선택하는데 화소는 과연 중요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인터넷에 올리고 4×6 사이즈로 출력하는 일반적인 용도로는 300만 화소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이상 화소급 기기로 촬영한다고 해도 4×6 사이즈나 모니터로 보는 데는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업계에서 화소 경쟁 대신 광학줌, 디지털줌 등 줌 기능을 둘러싼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이나, 학교에서 노트필기 대신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기능 중심의 실용주의적인 광고 컨셉이 등장하는 것도 이처럼 화소 중심의 구매패턴이 기능 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소는 디지털카메라를 둘러싼 강력한 환상 가운데 하나다. ‘더 많은 화소가 더 선명한 화질을 보장한다’는 명제에 대한 맹신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한발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럴 때 떠올려 볼 만한 의미심장한 사실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 출시된 어떤 디지털카메라보다도 월등한 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사람의 눈이다.
인간은 어두운 곳에서 물체를 인식하는 간상세포와 밝은 곳에서 물체를 인식하는 원추세포를 통해 주위를 인식한다고 한다. 이 세포 하나하나는 모두 개별 화소처럼 명암과 색체를 인식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세포 즉 화소수다. 좌우 망막에 분포되어 있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는 각각 무려 1억개와 300만개. 당신은 이미 1억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두 대나 갖고 있는 셈이다.
출처 : http://www.zdnet.co.kr/itstudy/article.jsp?id=64800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있다면 ‘화소’라는 말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화소는 디지털카메라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됐다. 화소별 기능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와 같은 전문 커뮤니티를 찾아 게시판을 뒤적이는 것도 카메라를 구입하는 통과의례가 됐다. 그렇다면 디지털카메라 선택에 있어 화소란 과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일까? 화소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그 답을 좇아보자.
화소란 화상을 형성하는 최소 단위로 이미지를 이루는 네모 모양의 가장 작은 단위를 의미한다. 화소의 영문표기는 픽셀(pixel). 그 어원이 ‘그림(picture)의 원소(element)’라는 합성어임을 떠올리면 화소의 뜻을 유추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소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컴퓨터 모니터나 신문 등을 크게 확대해서 보는 것이다. 신문이 진한 정도가 다른 작은 점들을 무수히 찍어 이미지를 표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모니터에서도 이미지를 크게 확대해 보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네모 모양의 작은 점들로 그림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소 전문적인 개념인 화소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물론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 덕분이다. 화소수가 높은 디지털카메라일수록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화소가 디지털카메라의 선택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화소의 향상 속도도 눈부시다. 한때 훌륭한 디지털카메라로 각광받았던 100만화소급은 핸드폰 장착용으로 밀린 반면 디지털카메라의 사양은 어느덧 600만화소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화소수가 발전하면서 화소 개념에 대한 현실적인 느낌은 오히려 모호해 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PC 카메라나 핸드폰에 널리 장착된 30만 화소란 어느 정도일까? PC 모니터로 계산하면 640×480 모드 정도가 바로 30만화소급이다. 이 모니터에는 640×480 즉 30만 7200개의 픽셀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30만 화소급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적당한 크기의 모니터에서 640×480 모드로 보아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024×768 모드는 78만 6000화소 정도, 1280×1024 모드는 130만화소 정도가 된다.
흥미로운 것은 아날로그 필름은 화소가 얼마나 될까하는 호기심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퇴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아날로그 필름의 화소는 계산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필름과 디지털카메라의 화소를 단순 비교하는것은 무리가 있으나 필름의 입자는 0.002mm~0.0002mm 정도. 전문가들은 필름 종류에 따라 최소 2000만화소에서 4000만화소 정도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패션지 등 일부 부문에서 여전히 아날로그 사진기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사체의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내지 못한다는 전통적인 사진작가들의 고정관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지만, 기술적으로도 디지털카메라는 아직 아날로그카메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평가는 단순하게 이런 화소수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삶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편의성이야말로 젊은 세대가 디지털카메라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찍습니다, 김치~’하고 담아냈던 고전적인 포즈들은 이제 접사로 촬영한 먹음직스러운 떡볶기, 순간 포착한 졸고 있는 고양이, 컵을 떨어뜨리는 찰라 친구의 당혹스러운 표정들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장식하며 새로운 디지털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다시 처음의 물음이다. 이러한 일상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선택하는데 화소는 과연 중요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인터넷에 올리고 4×6 사이즈로 출력하는 일반적인 용도로는 300만 화소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이상 화소급 기기로 촬영한다고 해도 4×6 사이즈나 모니터로 보는 데는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업계에서 화소 경쟁 대신 광학줌, 디지털줌 등 줌 기능을 둘러싼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이나, 학교에서 노트필기 대신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기능 중심의 실용주의적인 광고 컨셉이 등장하는 것도 이처럼 화소 중심의 구매패턴이 기능 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소는 디지털카메라를 둘러싼 강력한 환상 가운데 하나다. ‘더 많은 화소가 더 선명한 화질을 보장한다’는 명제에 대한 맹신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한발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럴 때 떠올려 볼 만한 의미심장한 사실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 출시된 어떤 디지털카메라보다도 월등한 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사람의 눈이다.
인간은 어두운 곳에서 물체를 인식하는 간상세포와 밝은 곳에서 물체를 인식하는 원추세포를 통해 주위를 인식한다고 한다. 이 세포 하나하나는 모두 개별 화소처럼 명암과 색체를 인식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세포 즉 화소수다. 좌우 망막에 분포되어 있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는 각각 무려 1억개와 300만개. 당신은 이미 1억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두 대나 갖고 있는 셈이다.
출처 : http://www.zdnet.co.kr/itstudy/article.jsp?id=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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