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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신문 기사] 전자책, 골라읽는 재미 쏠쏠



전자책, 골라읽는 재미 쏠쏠


8000원짜리 소설책이
전자책으로 사면 3800원

밀리기만 하던 종이책이 전자책이 되어 화려하게 돌아왔다. 초창기 딱딱한 텍스트만 보여주던 것에서 벗어나 책 모양 그대로를 화면에 담고 책장 넘기는 소리, 사전 기능은 물론 배경음악과 애니매이션까지 달고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이 종이책의 감칠맛 나는 여운과 감동을 줄 수 있겠냐고 지레 거리를 두지 말고, 올 가을엔 컴퓨터로 ‘전자책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형광펜 밑줄긋기·행간메모
동화 애니·음향·읽어주기 기능

전자책도서관 문을 두드리자=전자책을 사기 전에 우선 무료 전자책도서관 이용을 추천한다. 전자책 글이 눈에 잘 들어 오지 않는 이용자들은 몇권 빌려서 읽다보면 낯선 전자책에 좀더 다가설 수 있다.

요즘은 초·중·고, 대학교는 물론 각 지역에 있는 많은 공공도서관도 전자책도서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이트만 찾으면 어렵지 않게 전자책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자책도서관통합컨소시엄( www.kobla.org) 사이트에 가서 구축기관 항목을 누르면 전자책을 빌릴 수 있는 전국 공공도서관과 초·중·고, 대학교의 목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4월 전자책 보급과 방식 표준화를 위해 국내 출판사, 서점, 기술업체 등 500여곳이 모여 만든 민간 기관이다.

공공도서관의 경우 오프라인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은 사람만 전자책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곳이 많지만, 간단하게 온라인 회원 가입 절차만 거치면 바로 책을 빌려주는 곳도 많다.


과천정보과학도서관( www.gclib.net)을 예로 들어 이용 방법을 알아보자. 사이트에 접속해 ‘e-book’ 항목을 누른 뒤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한다. 그런 다음 전자책 전용 뷰어 항목을 클릭해 뷰어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목록에서 원하는 책을 고른다. 이 도서관은 문학, 어린이, 어학 등 11개 영역에 걸쳐 1천여권이 넘는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다. 가령 <한눈에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라는 책을 보고 싶다면 도서대출 항목을 선택해 파일을 내려받은 뒤, 바탕화면에 있는 과천정보과학도서관 아이콘(뷰어프로그램 설치때 자동으로 깔린다)을 클릭하면 뷰어가 실행되면서 전자책이 표지와 함께 종이책 모양 그대로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다. 뷰어에는 전체 화면으로 확대, 부분 인쇄 등의 기능들이 있는데, 해당 전자도서관 사이트가 제공하는 사용법을 보면 누구든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모든 준비를 마쳤으면 마우스를 클릭해 책장을 넘기며 읽으면 된다.

대출 기간은 3~5일 정도며, 한 사람당 3~5권까지 빌릴 수 있다. 자신이 빌린 책들의 목록과 대출 마감일 등은 ‘내서재’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대출 한도까지 책을 빌렸다면 추가 대출은 안되며 반납 항목을 눌러 다 읽은 책을 반납하면 다시 다른 책을 빌릴 수 있다. 깜빡 잊고 반납일을 넘겼어도 자동반납 처리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자책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는 책꽂이에 책을 꽂아두고 수시로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책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고, 개인휴대단말기 등 이동형 기기용을 지원하지 않는 파일 형식이 많아 불편하다. 무엇보다 전자책 종류가 적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관련 프로그램 자동으로 깔아줘
온라인 서점·대여점 잇단 등장

전자책서점 이용하기=돈을 좀 들여서라도 다양한 책을 만나고 싶다면 전자책을 파는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게 좋다. 고전에서 최근에 나온 베스트셀러까지 모두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보관할 수 있고, 컴퓨터나 개인휴대단말기 등 이용하는 기기에 따른 제약이 없어서 좋다.

요즘은 고전, 어학, 소설 등 디렉토리를 만들어 컴퓨터에 사이버서재를 꾸민 뒤 필요한 책을 검색해 개인휴대단말기에 담은 뒤 출퇴근 시간에 독서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유한 책이 풍부한 대표적인 전자책 서점으로는 북토피아( www.booktopia.com), 바로북( www.barobook.com)을 포함해 이-북21( www.ebook21.com), 하이북스토어( www.hiebookstore.com) 드림북(dreambook.dreamwiz.com), 지식정보허브사이트( www.ebook.or.kr), 미지로( www.mijiro.co.kr) 등이 있다.


전자책이 인기를 끄는 이유중 하나는 책 값이 실제 책보다 50~60% 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기영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의 경우 일반 서점에선 8천원을 받고 있지만, 전자책은 38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전자책은 대부분 ‘PDF’, ‘XML’ 파일 형태로 제공되는데, ‘XML’ 파일은 밑줄이나 형광펜을 긋거나 독서 중간중간 생각을 적어둘 수 있는 메모지 기능도 제공한다.

동화 등 어린이용 책은 장면마다 다양한 애니매이션과 음향을 제공하고, 성우가 책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까지 갖춘 멀티미디어 파일 형태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 경우엔 플래시플레이어 등 추가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책을 구입하면 동시에 다운로드 알림창이 뜨면서 자동으로 깔아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엔 온라인 도서대여점 형태로 운영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림동화 등 풍부한 어린이용 전자책을 갖춘 동사모( www.dongsamo.co.kr)는 한 달에 1만원정도만 내면 2천여편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동화를 빌려 읽을 수 있다. 워드씨피엘( www.wordcpl.com)은 책 대출은 물론 도서 전문가가 설계한 독서 계획에 따라 주당 4권 정도씩 읽게 하고 감상문도 지도해주는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