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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모음

돌체&가바나(D&G) 이야기



[홍&장의 명품이야기]돌체&가바나       [동아일보 2001-09-06 18:41] 

매혹적인 지중해와 카톨릭적인 순수함, 소피아 로렌의 흑백 이미지, 과거를 연상시키는 향수…. 돌체&가바다는 이런 이미지들의 독창적인 재해석이다.

돌체&가바나는 개성이 생명인 패션계에서 성공한 디자이너 듀엣.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이들의 매력과 공감대의 근원은 출신지에서도 알 수 있듯 지중해에 대한 애정이다. 도미니코 돌체는 58년 이탈리아의 폴리치 제네로사에서 태어나 의상실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옷만들기를 배웠다. 스테바노 가바나는 62년 밀라노에서 태어나 그래픽을 전공했다. 가바나는 소피아 로렌, 지나롤라 브리지다 등 남부 이탈리아 여인들이 출연한 고전적 이탈리아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숭배하게 됐다.한편 돌체는 교회를 갈 때 어머니가 즐겨 입던 조끼정장고 남성용 가는 줄무늬 정장에 추억을 갖고 있다. 보조 디자이너로 일하던 두 사람은 81년 동업을 시작해 85년 밀라노 콜렉션에서 그들의 디자인을 선보이게 된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 과거의 향수가 짙게 묻어나는 오리지널 드레스들은 언론과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들의 성공을 이끌었다.

89년에는 언더웨어 넥타이 스카프 신부복이 나왔고 일본의 카사야마사 그룹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으며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90년에는 남성복을, 이어서 향수 엑세서리 홈콜렉션 등으로 분야를 확장해 돌체&가바나 패션 왕국을 건설한다.

패션계에서 운이좋은 디자이너로 불리는 이들은 냉엄한 프로의 세계에서 ‘운’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확실한 성공과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또 마돈나 이사벨라 롯셀리니 지나데이비스 나스타샤킨스키 등 스타 팬도 확보하고 있다.

“패션만을 위한 패션은 이미 죽은 패션이다. 미적 감각을 손상시키는 기이한 옷이나 지나치게 아방가르드한 옷은 저질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라틴적인 방식으로 지중해 문화를 보여준다.”

돌체&가바나는 긴 명품의 역사속에서 짧은 이야기를 가졌지만 가능성을보여준다. 그들은 하찮은 것일 수 있는 개인적 민족적 가치를 디자인 모티브로 활용했다. 이것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까지 설득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추억’이 때로는 얼마나 큰 자산이 되는가.

장 현 숙(보석 디자이너) Client@jewelbutton.com